| 이랜드재단 | 가정 밖 청소년의 외로운 길에 드리운 '따뜻한 그림자' | 2026-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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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밖 청소년의 외로운 길에 드리운 '따뜻한 그림자'이랜드재단과 함께하는 ‘사마리탄(어려운 이웃을 내 몸처럼 여기며 헌신적으로 섬기는 현장 활동가)’– 가정 밖 청소년의 곁을 지키는 문자연 선교사
▲화평교회 문자연 선교사. 이랜드재단 한국 사회의 청소년 보호망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정'이라는 최소한의 울타리조차 갖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서고, 보호자 없이 밤을 지새우는 가정 밖 청소년들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흔히 '비행 청소년', '문제아'라는 낙인 속에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려나 있다.
문자연 선교사는 지난 10여 년 동안 바로 그 변두리에서 이들의 곁을 지켜왔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화평교회 소속 평신도 선교사인 그녀는 청소년들을 '지도 대상자'가 아닌, 고유한 이름과 상처를 지닌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그녀의 사역을 관통하는 신념은 단호하면서도 따뜻하다.
"문제아는 없습니다. 다만, 상처받은 아이들이 있을 뿐이에요."
이랜드재단은 그녀와 같은 이들을 ‘사마리탄’이라 부른다.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처럼,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삶으로 섬기는 이들이다. 절망 터널을 지나 발견한 '사랑받을 자격' 그녀 자신도 학창 시절 외로움과 단절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았다. 지속된 따돌림으로 친구 하나 없이 지냈고, ‘내 인생은 망했다’는 절망감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도 있었다. 그때 그녀에게 다가온 것은 한 목회자의 진심 어린 말이었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너희들을 보면 너무 친구가 되고 싶어. 그러니 목사님이랑 친하게 지내주면 안 될까?”
누군가의 진심 어린 공감과 초대가 한 사람의 삶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음을 직접 경험한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다짐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 그 결심이 오늘의 문자연 선교사를 만들었다.
"내가 죽었을 수도 있었다"는 자각 얼마 뒤, 따돌림을 당하던 한 고등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그날을 잊지 못한다.
"교회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이 곧 그녀의 사역이 시작된 날이었다.
"삶을 포기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를 만나 그 아이가 죽지 않도록 돕는다면, 그렇게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내 인생은 그걸로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 나는 그 일을 위해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결심은 그녀를 소년원으로, 거리로, 위탁시설로 이끌었다. 그녀의 일은 위기 상황의 아이들을 만나고, 식사를 챙기고, 상담과 멘토링을 하며 함께 살아내는 것이었다. 거창한 프로그램보다 아이들의 곁에 머무는 것이 그녀의 사명이 되었다.
우리가 바꿔야 할 질문 문 선교사가 만난 아이들의 거친 모습 뒤에는 가정 폭력, 방임, 빈곤, 관계 단절 속에서 학습된 ‘나는 결국 또 버려질 것’이라는 뿌리 깊은 불안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느 겨울날, 거리에서 만난 한 고등학생에게서 배가 고픈데 밥 좀 사줄 수 있냐는 연락이 왔다. 한 달 전 부모를 잃고 홀로 살아가고 있던 그 아이의 집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고, 학교도 나가지 않아 유급 위기에 처해 있었다. 겨울인데도 낡은 슬리퍼 한 켤레로 버티고 있었다.
그 순간 문 선교사는 그 아이의 엄마가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날 이후 그녀는 교회 공동체 사람들과 함께 매일 아침 아이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아이를 일으켜 세워 함께 학교로 걸었다. 그 꾸준한 동행이 아이를 변화시켰다. 아이는 무사히 졸업했고, 지금은 그녀와 공동체의 소중한 ‘가족’이 되었다.
"'너는 왜 학교에 가지 않니?'라고 묻는 것 자체가 잘못된 질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보호자가 없는 아이는 학교에 제대로 다닐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조성되지 않았던 거예요."
문 선교사가 강조하는 것은 단발적 지원이 아닌, '신뢰의 축적'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 매일같이 이어지는 헌신적인 돌봄만이 아이로 하여금 어른을 '진짜 내 편'이라 여기게 만든다. 이는 구멍 난 마음에 사랑을 채워 넣는, 깨진 항아리에 물을 끊임없이 붓는 지난한 작업이다.
▲문자연 선교사의 가정밖청소년 사역 활동 모습. 이랜드재단
지속 가능성을 위한 연결,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 현재 그녀는 거리 상담, 소년원 방문, 위탁시설 연계 등 다양한 청소년 사역에 전념하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보호자입니다. 옳고 그름을 가르쳐주고, 기꺼이 희생하며 끝까지 함께해 주는 어른이요.”
문 선교사의 사역은 최근 이랜드재단의 '돕돕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갖게 되었다. ‘돕는 자를 돕는다’는 방향성 아래, 현장에서 사각지대 미래세대를 위해 진정성 있게 활동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사역자들이 장기적으로 청소년 곁에 머물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문 선교사는 이를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닌, 사역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기반이자 사회가 함께 이 아이들을 품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어느 날 한 아이가 그녀에게 말했다. “저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어요.” 그 말 한마디가 그녀를 다시 현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되는 변화 오늘도 문자연 선교사는 거리와 시설, 위기의 현장을 오가며 아이들의 손을 붙잡는다.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하지만, 그 안에는 확고한 믿음이 담겨 있다.
“한 명의 어른이 세상을 다 바꿀 순 없어요. 하지만 한 아이의 삶은 분명히 바꿀 수 있습니다.”
아이를 품는 일은 단순한 선행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의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의 끝에는 또 다른 아이의 손을 붙잡는 ‘어른이 된 아이’가 서게 된다. 세상은 그렇게,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천천히 따뜻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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