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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재단 혼자 서기 전, '함께 사는 법'을 배워요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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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서기 전, '함께 사는 법'을 배워요



이랜드

가정 밖 청소년과 위기 청년 위한 공동 생활공간 마련

문을 열고 들어가도 반겨주는 사람 하나 없는 집. 누군가에게 집은 안식처지만, 누군가에게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가정폭력을 피해 거리로 나선 열아홉 청년, 보육원 퇴소 후 임금 체납과 사기를 연달아 겪은 청년.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비바람 막아줄 벽과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줄 어른이었다. 이랜드재단은 2023년 11월부터 청년 공동생활 공간 사업으로 가정 밖 청소년과 위기 청년에게 꼭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 왔다. '돕돕 프로젝트(돕는 자를 돕는다)' 일환으로 현장 협력단체인 화평에클레시아(화평교회)와 함께 공동생활 공간 3곳을 순차적으로 열었다. 각 공간에 3명 안팎의 청년들이 머물렀고, 멘토들이 이들의 생활을 세심하게 돌봤다. 단순한 셰어하우스(share house·공용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주거 형태)가 아니라 '가족의 확장'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멘토와 함께 멈췄던 꿈 향해 도전

민영(가명)씨는 열아홉 살에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가출했다. 혼자 생활하던 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다음 달 방값'이었다. 민영씨는 화평에클레시아 공동생활 공간에 입주한 뒤 비로소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대학을 무사히 졸업한 민영씨는 현재 취업 준비 중이다.

동진(가명)씨는 만 18세에 보육원을 나와 첫 직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사회에서 그를 기다린 것은 임금 체납과 사기 피해, 끝없이 이어진 생활고였다. 공동생활 공간 입주 이후 그는 전환점을 맞았다. 현재 레스토랑 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동진씨는 조리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며 오너 셰프의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방 한 칸 넘어 관계 회복하는 돌봄

이곳에서 청년들은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며 타인과 공존하는 법을 다시 배운다. 멘토들은 주 1회 이상 청년들을 만나 생활 습관과 재정 관리, 진로 고민 등을 함께 점검했다. 충동 소비를 줄이고 저축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왔으며, 학업 종료 후 안정적인 주거를 찾을 때까지 함께했다. 한 멘토는 "보호자가 없는 청년일수록 작은 위기에도 더 깊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며 "이 공간이 없었다면 다시 일어설 기회조차 얻기 어려웠을 청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변화는 자립 행동으로 이어졌다. 한 청년은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은 멘토들 덕분에 공황장애와 알코올 의존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충동적인 소비 습관을 고치고 대학 진학이라는 새로운 진로도 탐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생적 돌봄망으로 전환… 민간 협력 새 모델

당초 2년 프로젝트로 기획된 이 사업은 지난 3월 이랜드재단의 공식 지원이 종료됐다. 그러나 협약이 끝난 자리에서 또 다른 '이어짐'이 시작됐다. 화평에클레시아는 자체 역량으로 돌봄 공간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재단이 초기 동력을 제공하고 협력단체가 이를 이어받아 자생적인 돌봄망으로 정착시킨 사례다. 이랜드재단 관계자는 "사각지대에 놓인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정서적 지지와 안전한 기반"이라며 "이번 협력은 오갈 곳 없는 청년들에게 머물 공간과 자립의 시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 단체들과 협력해 제도 밖 청년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