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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복지재단 범죄 표적 여성 노숙인에게 안전한 울타리 선물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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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범죄 표적 여성 노숙인에게 안전한 울타리 선물 

 

이랜드복지재단


SOS위고, 주거보증금·생필품 지급

공적 복지 사각지대 놓인 위기 상황

현장 심사 포함 3일 이내 즉각 지원 

 

거리의 삶은 누구에게나 고단하지만, 여성에겐 ‘불편함’을 넘어 ‘생존의 위협’ 그 자체다. 전문가들은 여성 노숙인을 가장 깊고 어두운 복지 사각지대로 꼽는다.

 

① 이정숙씨(가명)가 노숙했던 터미널 대합실.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① 이정숙씨(가명)가 노숙했던 터미널 대합실.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전체 노숙인 중 여성의 비율 20%  

보건복지부의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노숙인 중 여성의 비율은 20% 남짓이지만, 이들이 체감하는 위협의 강도는 남성과 비교할 수 없다. 여성 노숙인들은 성범죄와 폭력의 표적이 되기 쉬워 본능적으로 자신을 감추려 한다. 건물 구석이나 화장실 등 으슥한 곳으로 숨어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대형 병원 로비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섞여 일반 행인처럼 위장하기도 하고, 아예 외부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적 공간에 철저히 고립되기도 한다. 사람들 곁에 존재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드러나지 않는 ‘숨은 노숙’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적 지원 체계나 거리 상담원의 레이더망에서도 쉽게 누락된다.

 

② 이씨(왼쪽)와 이야기를 나누는 SOS위고봉사단.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② 이씨(왼쪽)와 이야기를 나누는 SOS위고봉사단.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안전을 위해 숨어든 곳에서 이들은 지독한 추위와 위생 불량, 그리고 각종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이들에게 시급한 것은 단순히 허기를 달랠 한 끼 식사가 아니라, 문을 걸어 잠그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사업이 이랜드복지재단의 ‘SOS위고(WEGO)’로, 제도적 한계로 방치된 여성 노숙인들을 발굴해 생명을 살리는 방 한 칸과 무너진 일상을 되찾아준다.

 

이정숙(60·가명)씨의 삶은 오랜 시간 세상과 단절돼 있었다. 지적 장애가 있는 그는 냉난방이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피부과 질환을 앓았다. 견디다 못한 이씨가 인근 버스터미널 안에서 노숙하면서 민원이 빗발쳤고, 지자체와 경찰이 보호 방안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③ 이씨가 살았던 비닐하우스 내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③ 이씨가 살았던 비닐하우스 내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하지만 제도의 벽이 가로막았다. 시장에서 채소를 다듬어 하루 3만원 남짓을 버는 것이 전부였지만, 서류상 남편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어 지자체의 주거 지원이나 기초수급자 선정 조건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이랜드복지재단 ‘SOS위고’가 공공복지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나섰다. SOS위고는 혹한의 추위와 범죄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이씨에게 주거 보증금을 긴급 지원했다.

 

 

SOS위고의 주거 보증금 지원은 공적 지원의 공백을 메우는 든든한 마중물이 됐다. 안전한 공간이 생기자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지자체와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전기장판·밥솥·가스레인지·냉장고 등 필수 가전이 연이어 지원됐다. 이씨는 이제 매일 따뜻한 물로 씻고 스스로 요리를 하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④ 이랜드복지재단 지원으로 이씨가 정착한 집의 내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④ 이랜드복지재단 지원으로 이씨가 정착한 집의 내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시장 상인들은 깨끗해진 그를 위해 옷과 먹거리를 챙겨주며 정서적 지지망이 되어주었다. 특히 그녀가 일하는 반찬 가게 주인은 품삯에서 미리 월세를 제하고 급여를 주어 주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돕고, 남은 돈은 저축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또한, 과거 쫓기듯 밤을 지새우던 터미널에서 새롭게 청소 일도 시작하며 자립을 향한 당당한 발걸음을 내디뎠고, 최근에는 인근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며 이웃들과 새로운 인연도 맺어가고 있다. 이처럼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와 돌봄이 더해지면서 이씨는 고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망을 회복해가고 있다.

 

 ⑤ 이씨가 보내온 감사 편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⑤ 이씨가 보내온 감사 편지.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가정폭력·착취 피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지원 사례 ② 김지은(가명)

지원 사례 ② 김지은(가명)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거리의 위험이 비껴가는 것은 아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김지은(25·가명)씨의 사연은 가정폭력과 착취를 피해 거리로 내몰린 여성 청년 노숙인의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위탁 시설에서 자란 김씨는 중학생 때 친모의 가혹한 폭행으로 접근 금지 처분까지 겪으며 성인이 될 때까지 철저히 보호시설에 격리되어야 했다. 성인이 된 후 가족들에게 장애 수당을 갈취당하고 협박받자 도망쳐 거리로 나왔다. 지적장애 탓에 사람들의 작은 호의에도 맹목적으로 의지하려다 더 큰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던 그는 서울역과 대형 병원 로비 등을 전전하며 숨어 지냈다.

 

설상가상으로 노숙 중 임신을 하게 됐다. 임신 12주 차였지만 영양 상태는 최악이었고, 위생 불량으로 인한 질환과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SOS위고 봉사단이 처음 그를 발견했을 당시, 김씨는 갈아입을 옷도 방한용품도 없이 얇은 옷 한 벌로 위태로운 밤을 버티고 있었다. 임신부의 노숙은 곧 두 생명의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로 이어졌다.

 

김씨의 다급한 상황을 접수한 SOS위고가 바로 움직였다. 당장 굶지 않고 씻을 수 있도록 생필품과 의류 구매를 위한 긴급지원금을 즉각 투입했다. 이어 엄마로서의 새로운 삶을 응원하기 위해 SOS위고봉사단을 비롯한 민간단체와 협력해 주거 보증금도 지원했다. 이 지원을 바탕으로 김씨는 임시 자립관과 미혼모 시설을 거쳐 현재 LH 전세임대주택에 안전하게 정착했다.

 

김지은(가명)씨가 이랜드복지재단 보증금 지원을 받아 11개월 아이와 함께 지내는 집.

김지은(가명)씨가 이랜드복지재단 보증금 지원을 받아 11개월 아이와 함께 지내는 집.

 

 

김씨는 현재 11개월 아기의 어엿한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시간, 그는 사이버 강의를 들으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어린 시절 특수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던 친구를 도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처럼 상처받은 이들을 돕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를 피해 숨어다니던 김씨가 이제는 당당히 교회에 출석하고 본인이 도움을 받았던 민간 위기청소년 지원 단체를 찾아 한 달에 한 번 위기청소년 식사 지원을 위한 배송 봉사에 참여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던 사람에서 다른 이를 돕는 사람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이씨와 김씨의 사례는 여성 노숙인 문제가 단순히 ‘가난’의 영역을 넘어 ‘안전과 인권’의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들은 각각 서류상 배우자의 재산, 가족 관계 단절 등 복잡한 사연으로 인해 기존 복지 시스템의 심사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었다.

 

SOS위고 사업이 이들의 삶을 구원할 수 있었던 핵심은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신속성과 서류가 아닌 현장 중심의 유연한 지원에 있다. 심사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공적 지원과 달리, SOS위고는 위기 상황이 접수되면 현장 심사를 포함해서 사흘 이내에 즉각적으로 지원해 당장의 생존 위협을 차단한다.

 

이랜드복지재단 관계자는 “여성 노숙인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워 며칠의 방치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다”며 “SOS위고는 공적 제도가 미처 포착하지 못하는 이면의 위기를 가장 먼저 찾아내어 이들이 폭력과 추위의 공포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다음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