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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복지재단 사각지대에 놓인 자살 위기 이주배경인들 돕는다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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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사각지대에 놓인 자살 위기 이주배경인들 돕는다


이랜드복지재단 ‘SOS위고’ 사업

 

병원비부터 생계비까지 긴급 지원

지역사회 봉사단과 함께 자립 도와  

일회성 넘어 정서적 돌봄 지속 제공

 

이랜드복지재단의 ‘SOS위고 사업’의 경제·정서적 지원으로 일상을 회복한 30대 이주배경 여성 안나(가명)씨.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이랜드복지재단의 ‘SOS위고 사업’의 경제·정서적 지원으로 일상을 회복한 30대 이주배경 여성 안나(가명)씨.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대한민국은 이제 국민 20명 중 1명이 이주배경인인 사회다. 이들은 더 이상 낯선 타인이 아니라 학교와 직장,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다. 그러나 이주배경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과 달리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과 지원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

 

누구에게나 삶의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낯선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배경인들에게 위기는 곧 생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체류 신분, 경제적 어려움은 이들을 사회의 사각지대로 밀어 넣는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가족이나 친치, 지역사회 등 기댈 수 있는 ‘지지체계의 부재’다. 삶이 무너지는 순간 손을 내밀 사람이 없는 현실은 극심한 고립감과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결국 자살이라는 비극적 선택으로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단순한 생계 위기를 넘어 정서적 돌봄의 공백 속에서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는 이주배경인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랜드복지재단의 ‘SOS위고(WEGO)’ 사업이 위기 가정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안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30대 이주 여성 안나(가명)씨도 그중 한 명이다. 남편은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로 노모와 아내, 어린 딸을 부양해 왔다. 그러나 세 살이 된 딸이 중증 발달장애 진단을 받으면서 가족의 일상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큰 고통은 심리적 부담이었다. 안나씨는 아이의 장애를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극심한 자책감에 시달렸고, 우울증이 악화된 끝에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두 달간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에도 환청과 불안 증세가 이어져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남편은 아내의 병원비와 딸 재활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이때 SOS위고가 입원 치료비와 생계비를 긴급 지원했다. 여기에 지역 협력기관과 위고 봉사단이 가정을 방문하며 가족 상담과 심리 지원을 병행했다. 단절된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망을 형성한 것이다. 꾸준한 돌봄 덕분에 안나씨는 현재는 건강을 되찾아 다시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딸도 지속적인 재활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20대 이주배경 청년 알렉스(가명)씨.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20대 이주배경 청년 알렉스(가명)씨.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20대 청년 알렉스(가명)씨의 사례 역시 이주배경인이 처한 현실을 보여준다. 자국의 보육원에서 성장한 그는 안정적인 주거 지원을 받기 위해 군에 입대했지만, 예기치 않은 무력 충돌로 전쟁터에 투입됐다. 수많은 동료를 잃고 자신도 다리를 크게 다쳤지만 제대는 허용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전장을 탈출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그러나 난민 비자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에서의 삶도 녹록지 않았다. 언어 문제와 체류 자격 제한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고,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치료도 쉽지 않았다. 좁은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그는 월세조차 감당하지 못해 퇴거 위기에 몰렸고, 전쟁 트라우마와 극심한 고립감이 겹치면서 결국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응급실로 이송된 이후 대학병원 사회복지팀과 이주민 지원단체, SOS위고가 함께 지원에 나섰다. SOS위고는 치료비와 주거비, 생계비를 긴급 지원했고, 위고 봉사단은 곁에서 정서적 지지를 이어갔다. 이후 알렉스씨는 같은 국가 출신 이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이주했고,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소속감을 회복했다. 특히 위고 봉사단의 권유로 교회 공동체 예배에 참여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되찾았다. 현재는 농장과 공장 등에서 일하며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더욱 의미 있는 변화는 그가 이제 ‘도움을 받는 사람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알렉스 씨는 최근 교회 공동체에 새롭게 찾아온 전쟁 난민 가정의 적응을 돕고 있다.

 

안나씨와 알렉스씨의 사례는 이주배경인의 자살 위기가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돌봄과 연대의 단절’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적 지원만이 아니다. 위기의 순간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해줄 수 있는 정서적 울타리다. SOS위고 사업은 공적 지원이 미처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신속하게 위기에 개입하고, 지역사회 봉사단과 연계해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적인 정서적 돌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관계자는 “이주배경인들은 삶의 위기가 닥쳤을 때 손을 내밀 곳이 없어 더욱 빠르게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위고 봉사단이 가족과 이웃의 역할을 대신해 곁을 지키고 무너진 마음을 회복하도록 도울 때 비로소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자립을 넘어 또 다른 이웃에게 손내밀 수 있다”고 말했다.